중앙행심위, 국립대 요청으로 조성한 버스주차장 국유지 사용료 부과는 ‘위법·부당’

ㄱ대학교 요청으로 ㄴ지방정부가 8천만 원 투입해 버스주차장 및 회차지 조성
국유지 장기간 공익 사용 용인 후 뒤늦게 부과한 1,779만 원 사용료 처분 취소
중앙행심위 “장기간 이의 제기 없어… 행정청의 신뢰보호원칙 위배한 처분” 판단

2026-07-06(월) 12:59
[신동아방송 경인 = 이창원 기자]
국립대학의 직접적인 요청에 따라 지방정부가 예산을 들여 공익 목적으로 조성한 버스주차장에 대해, 대학 측이 장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뒤늦게 국유지 사용료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습니다. 행정처분에 있어 신뢰보호원칙의 중요성을 확인한 재결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최근 ㄱ대학교가 국유지를 시내버스 주차장으로 사용해 온 ㄴ지방정부를 상대로 부과한 1,779만 원의 국유재산 사용료 부과처분을 취소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국립대학인 ㄱ대학교는 교내 정문 인근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고 학생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ㄴ지방정부에 정문 인근 국유지에 버스주차장을 조성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이에 ㄴ지방정부는 대학 측의 공익적 요청 수용에 따라 약 8천만 원의 자체 예산을 투입해 해당 주차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이후 ㄴ지방정부는 해당 국유지를 시내버스 주차장과 회차지로 활용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ㄱ대학교는 사용 허가 신청서와 사업 추진 공문, 공사착공 통보 등을 모두 수령하여 사용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 기간 사용중지 요구나 사용료 청구 등 어떠한 행정적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ㄱ대학교는 지난 2025년 9월, ㄴ지방정부가 2020년 9월부터 2022년 6월까지 해당 국유지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1,779만 원의 사용료를 소급 부과했습니다. 이에 ㄴ지방정부는 장기간 용인된 국유지 공익 사용에 대해 뒤늦게 비용을 청구한 행정처분은 부당하다며 지난해 11월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사안을 심사한 중앙행심위는 ㄴ지방정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중앙행심위는 대학 측이 먼저 주차장 설치를 요청했고 지방정부가 이에 응해 공익 시설을 조성한 점, 대학 측이 장기간 사용을 인지하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짚었습니다. 이러한 태도에 비추어 볼 때 ㄴ지방정부는 국유지 사용을 대학 측이 묵시적으로 허용한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근거가 있었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과거 사용 기간에 대해 사용료를 부과한 행위는 신뢰보호원칙에 반하므로 위법·부당하다고 결정했습니다.
조소영 중앙행심위원장은 “이번 사례는 행정청이 장기간 용인해 온 사용 관계를 뒤늦게 번복해 발생한 분쟁”이라고 설명하며, “행정처분에 있어서 신뢰보호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행정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된 사례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행정기관 간의 공익 사업이라 하더라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행정 절차의 예측 가능성이 최우선되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대영기자 dypark@sda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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